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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TO GO THIS WEEKEND-창경궁&대온실

초 현대적인 도심 안에서도 옛 정취가 느껴지는 고궁에서의 아름다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건 서울이 가진 많은 매력 중 하나다. 귀엽게 한복을 차려입은 여학생들로 가득한 경복궁이나 덕수궁도 좋지만, 지금은 많은 이들의 관심에서 조금은 비껴있는 창경궁을 소개한다.



지금의 아름다운 모습에서는 느껴지지 않지만, 창경궁은 숱한 수난을 겪어낸 곳이다. 창경궁은 1483년 성종이 할머니와 어머니, 그리고 작은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마련한 궁궐로, 당시 왕의 효심이 담긴 아름다운 궁궐이다. 그러나 임진왜란 때 심하게 소실되는 아픔을 겪었고, 그 이후에도 인조반정, 이괄의 난 등을 비롯한 수많은 화마를 거쳤고, 일제시대 때에는 궁궐이 동물원으로 이용되며 창경원으로 그 이름까지 바뀌는 등의 갖은 수난을 겪어왔다. 그 이후 광복과 6.25의 종전을 거쳐 수십 년 간 수리와 복원을 거쳐, 1986년에 이르러 오늘과 같은 모습을 되찾았다.



창경궁은 왕실의 웃어른을 편히 모시기 위한 목적으로 지어졌기 때문인지 근처 경복궁보다는 좀 더 아담한 크기로, 어린아이나 어르신들도 부담 없이 둘러볼 수 있다. 창경궁은 엄격한 건축 양식을 바탕으로 계획적으로 지어진 서양의 건축물이나 경복궁 같은 법궁과는 달리 지면의 높고 낮음을 거스르지 않고 언덕과 평지를 자연스레 따라가며 터를 잡았기에, 궁 안을 거닐 때 한층 더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창경궁의 매력이다. 탁 트인 시야로 펼쳐진 전각을 바라보고 있으면 일주일의 피로가 금방 씻겨 내려간다. '춘당지'라 불리는 호수도 꼭 둘러봐야 할 장소다. 잉어가 노닐고, 푸르름이 가득한 숲길 속 호수 둘레를 따라 걸으며 더 편안한 여유를 느낄 수 있다.



창경궁의 백미는 궁궐보다 '대온실'이 아닌가 싶다. 이곳은 1909년, 순종 2년에 지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온실로, 창경궁에서는 볼 수 없는 근현대 건축 양식의 아름다움을 한껏 뽐내는 건축물이다. 당시에는 쉽게 볼 수 없었던 유리와 철골을 주 재료로 만들어진 대온실은 지금 봐도 그 독특한 느낌에 절로 감탄이 나온다. 이곳은 지난해 말 보수 공사를 마쳐 지금은 한층 더 말끔해진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대온실은 사실 일제의 불손한 의도로 만들어진 건축물이지만, 100여 년이 지난 지금은 그 자체로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가진 근대 문화유산으로 그 가치를 다시금 인정받고 있다.





대온실은 창경궁 매표소 쪽 입구에서 정면이 아닌, 오른쪽 길로 꽤 안쪽으로 들어가야 만날 수 있는 나름 비밀스러운 공간이다. 대온실까지 이르는 길에 펼쳐진 웅장한 숲길은, 이곳이 서울 한복판이라 믿기 힘들 정도로 수풀과 고목들이 우거진 곳이다. 잘 정돈된 흙길을 걸으며 마주하게 되는 푸르름과 맑은 공기가 절로 정신을 맑게 해주고, 덕분에 몸이 한결 가벼워짐을 느낄 수 있다. 도심 속에서 즐기는 산림욕이 바로 이런 게 아닐까.





건축 당시, 프랑스 회사가 시공을 해서인지 유럽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대온실은 지금 봐도 전혀 구식이라고 여겨지지 않은 만큼 세련된 외관을 자랑한다. 입구의 분수대와 작은 정원에서부터 고풍스러운 창틀, 천정의 정교한 프레임 하나하나가 고풍스러우면서도 현대적인 미를 고루 갖추었다. 온실은 내부에 전시된 우리나라 고유의 천연기념물, 야생화들과 어우러져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미를 느낄 수 있다.



창경궁에서는 거의 매시간 안내 해설이 진행되고 있어 시간 여유가 있다면 꼭 참여해 보는 걸 추천한다. 과거에 정치보다는 실제 생활 살이 공간으로 쓰인 이곳 창경궁에는 그만큼의 이야깃거리들도 많다. 실제 고궁을 거닐며 설명을 들을 때면,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창경궁

서울 종로구 창경궁로 185 / 09:00-18:00

http://cgg.cha.go.kr